담양 메타세콰이어 가로수길 겨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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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양 메타세콰이어 가로수길 겨울


올 겨울 눈이 그렇게도 안 내리더니... 입춘도 지나고 2월 중순이다. 제주도는 이른 봄이라며 또 육지에도 매화가 핀 곳들이 있던데 꽃들 다 얼어죽게 겨울을 마무리하는 2월 중순 눈이 펑펑 내린다. 꽃들 얼어죽든 말든 사실 너무나 기다려왔던 눈이다.




초록을 나누었던, 여름



첫사랑처럼 설레었던, 가을



그리고 겨울은 나를 이곳으로 또다시 불러내었다




집에서 가까워 부담 없이 찾아가기 좋은 담양. 여름에 메타세콰이어길의 매력에 빠졌던 나는 이곳의 사계절이 보고 싶어졌다. 그래서 가을에도 찾아갔었고, 가을을 보고 나니 더욱더 겨울의 모습이 보고 싶어져서 눈이 내리는 날만을 기다려 왔었다. 일요일 아침, 눈이 내리는 것을 확인한 나는 세수만 하고 허기도 잊은 채 바로 담양으로 향했다.

   

주차장에서 미끄럼을 타는 커플과 누군가 정성껏 빚어 놓은 3단 눈사람을 만났다.



내게 첫눈처럼 느껴졌던 멋지고도 멋졌던 겨울 풍경

보고 싶었던, 

사무치게 기다려왔던 

담양 메타세콰이어 가로수길 겨울


추운 건 싫지만 이런 행복함을 느낄 수 있다면 견딜 수 있을 것 같다.




담양 메타세콰이어 가로수길 겨울을 기다려왔던 것은 나뿐만이 아니었다. 겨울에 꽃이라도 피어난 듯, 알록달록한 패딩을 입은 관광객들이 참 많았다. 그들에게도, 나에게도 이 풍경은 아름다웠다. 



겨울이라고 해도 항상 눈이 내리는 것은 아니기에, 기다려왔던 우리에게 내어놓는 이 길의 운치는 말할 수 없이 찬란했다. 사진을 찍기 위해 달려오신 분들도 많았다.


내리는 눈을 찍어본 경험이 없어서 누군가에게 물어봤을 때, 눈을 찍는 방법은 따로 있다고 하셨는데 안타깝게도 그 방법을 배우지 못하고 온 것이 슬프기만 했다. 또, 이분들은 나에게 저기 앞에 가서 '모델'이 되어줄 수 있느냐 부탁을 하였지만 세수만 하고 갔던 터라 거절한 일도 지금에서야 생각하니 아쉽다.




바라보고

또 바라보아도



담양 메타세콰이어 가로수길 겨울 풍경은 눈부시다. 여름도, 가을도, 겨울도... 많은 숲길, 혹은 가로수길 중에서 나는 이곳이 가장 좋다. 단풍나무보다, 은행나무보다 더 우뚝 솟은 이 나무는 그 안을 걷는 사람들을 어루만져 주는 느낌이 든다. 이 길을 걷고 가면 늘 기분이 좋았다.



세 여자의 겨울 여행


남자들의 힘찬 발걸음



부부끼리 여행을 온듯싶다. 눈과 함께 하니, 알록달록한 옷이 함께 하니, 마치 아이처럼 보이기도 한다. 



저 끝에 아련하게 보이는 연인의 모습은 겨울연가를 떠오르게 했다.


메타세콰이어길 입장료 2,000원. 올 때마다 이 가격이 아깝지 않은 이유는 아름다움의 끝이 나무의 큰 키보다 더 거대하기 때문이 아니었을까.


이곳에 오기를 참 잘했다



부부의 뒷모습이 이 길을 더 아름답게.


누군가 춥지 않았느냐 물어본다면 내 대답은 절대 춥지 않았다...이다. 장갑 없이 한 시간을 이곳에서 머물면서 춥다는  감정을 품을 틈도 없었다. 봄의 벚꽃만큼이나 고왔던 담양 메타세콰이어 가로수길 겨울은 여름부터 6개월을 기다려온 나에게 기대 이상의 풍경을 눈앞에 펼쳐주었다. 그리고 또 눈이 내린다면 이곳으로 달려오고 싶도록 나를 홀리고 있었다.


부지런을 떨며 달려온 담양, 백 번을 생각해도 참 잘했다. 겨울이 간다고 해도, 이 순간은 잊지 못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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