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창 가볼만한곳 안현 돋음볕 벽화마을
- 내 카메라로 찍은 국내여행지/전라도
- 2020. 10. 15.
고창 가볼만한곳 안현 돋음볕 벽화마을
'삼시세끼 고창편' 그리고 지금까지도 내 인생드라마였던 도깨비 촬영 장소인 메밀밭으로 철마다 국내여행지로 주목을 받고 있는 고창. 공유를 더 빛나게 했던 메밀밭은 초가을까지 기다려야 볼 수 있겠지. 고창 가볼만한곳들은 자연을 즐길 수 있는 곳이 많아서 좋고 또 다른 지역에 비해 입장료 없이 무료이거나 저렴하게 들어갈 수 있는 여행지가 많아서 더 좋은 것 같다.
고창 가볼만한곳 안현 돋음볕 벽화마을 주변에 함께 둘러볼만한 장소로는 대한민국 제2대 부통령을 지냈으며 고려대학교와 동아일보사를 설립한 김성수 생가와 미당 서정주 시 문학관이 있다. 지난해 시문학관을 다녀가면서 느꼈던 감정을 그대로 묵혀두고자 이번에는 그곳으로 향하지 않았다.
안현 돋음볕 마을.
이름이 참 예쁘다.
고창 국화마을이라 그런지 지붕마다 국화가 그려져 있다. 활성화된 벽화마을은 아니라서 농가와 벽화와 시골풍경만 있는 곳이었다. 지붕의 국화만 보였을 때, 벽화보다는 비닐 하우스만 보였을 때 이곳을 찾아온 내 발걸음이 혹여 헛수고가 되지 않을까, 순간 주춤거렸다.
국화 옆에서 : 시인 서정주
한 송이의 국화꽃을 피우기 위해 봄부터 소쩍새는 그렇게 울었나 보다.
이곳에는 시인 서정주의 생가와 시 문학관이 있다. 시인의 이름이 낯설더라도 '한 송이의 국화꽃을 피우기 위해 봄부터 소쩍새는 그렇게 울었나 보다.' 이 시구절은 많은 사람들이 알고 있을 듯하다.
그는 친일시를 썼기에 이름이 점점 잊히는 시인으로 보이나 그의 문학관을 갔을 때 '절필은 할 수 없다'라는 문학에 대한 그의 의지와 '나를 키운 건 팔 할의 바람이다'라는 인상적인 말을 잊을 수가 없다.
엄마네??
마을 앞으로 삐뚤빼뚤한 논이 있고, 하우스가 있고, 듬직한 산도 있어 풍경이 좋다. 골목을 하나 돌자 벽화마을이 시작된다. 입구에서부터 인자한 미소를 만나니 기분이 좋다. 괜히 엄마가 보고 싶어지는 고창 가볼만한곳 국화마을을 만났다.
뛰어가 와락 안겨본다. 그날 밤, 나는 진짜 엄마에게 전화를 했다.
아마 이 집 어르신들의 젊은 모습이 아니었을까.
도심 속에 자리 잡은 벽화마을들과 모든 풍경이 달랐다. 안동 세화동을 갔을 때 그곳 담벼락에는 주차가 심각하여 벽화도 제대로 보지 못해 속상하다 못해 화가 날 지경이었으나, 보라! 얼마나 정겨운지. 경운기와 비료 더미가 있다. 눈을 돌리면 봄 볕에 깨어나는 논과 산이 있다.
어쩌면 이렇게도 잘 그려놓은 벌 한 마리.
이제 진짜 시작되는 고창 가볼만한곳 안현 돋음볕 마을의 벽화골목
눈물이 눈가에 고일 듯, 벽화는 무엇인가를 말해주고 있었다. 앞으로 계속 나아갈 수 없었다. 한참을 그 자리에 서서 바라보게 만들고, 또는 뒤를 돌아 내가 지나온 그곳을 다시 바라보게 만들었다. 이곳은 벽화마을 그 이상의 감동이 있는 장소였다.
벽은 하나의 동화와 같았다. 그림과 함께 이야기가 있었다.
무엇을 의미하는지,
그림만으로 당신의 감성을 깨워봐요.
동화의 결말은 언제나 따뜻하고,
벽화를 통해서 감동을 느낄 수 있다는 것을 이곳에서 처음 알았다.
엄마가 보고 싶고, 나를 반성하게 되는
그리고 언젠가는 나도 보게 될, 우리 엄마의 빛나는 미소
마을을 찾아온 사람은 우리 밖에 없었다. 소리라고는 낯선 우리를 느낀 개들이 골목에 메아리치도록 짖어되는 것뿐. 냄새라고는 논과 밭에 거름을 내기 위해 준비해놓은 더미에서 충격적이었지만, 그래도 도시의 하수구 냄새보다는 구수한 냄새뿐.
사진 아니나며 실사에 가까워 놀라웠던 벽화의 솜씨
벽화에서 구수한 된장 냄새가 나는 것 같아
한 집 지나면 빈집이 있을 정도로 인적이 드문 장소지만 벽화만큼은 최고였노라 말할 수 있다. 늦은 오후거나, 어쩌면 혼자 찾아오면 무섭게 느껴질 수 있겠지만 농번기가 되어 농부들이 분주해지고, 소쩍새가 울어 국화를 탐스럽게 피워낸 가을이 되면, 국화향이 벽화에 물들어 더 정겨운 여행지가 될 것 같다.
유난히 파란 종이비행기가 많다. 마치 이정표처럼, 그것은 우리 마음을 순수하게 만들어줄지도 모른다. 고인돌 벽화골목을 오르면 서정주 시인의 무덤으로 가는 길이 나온다.
먹거리는 없다. 사람도 없다. 개 짖는 소리와 고약한 거름의 냄새가 있고, 빈 집은 가끔 무섭기도 하다. 하지만 이곳을 찾아온 길이 실망스럽지 않고, 후회되지 않았던 것은 다른 곳에서 느낄 수 없었던, 벽화에 담긴 진솔한 삶의 단편들 때문이 아니었을까. 혹시 도깨비 촬영 장소였던 학원농장을 찾아왔다면 이곳도 고창 가볼만한곳으로 기억해주었으면 한다.